👤 엄흥도(嚴興道): 비운의 왕을 위한 충절

안녕하세요! [역사로로] 독자 여러분. **엄흥도(嚴興道)**는 조선 제6대 왕 **단종(端宗)**이 강원도 영월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했을 때, 목숨을 걸고 그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사 지낸 충신입니다. 그의 행위는 세조(世祖)의 서슬 퍼런 위협 속에서 왕에 대한 마지막 **절의(節義)**를 지킨 용감하고 감동적인 일화로 남아 있습니다.

1. ⚔️ 비극적 배경: 세조의 엄명(嚴命)

단종은 1457년 영월에 유배된 후 사망(또는 타살)했습니다. 당시 상황은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엄혹했습니다.

왕위 찬탈과 제거: 세조는 자신의 왕권 안정을 위해 단종을 서인(庶人)으로 강등하고 유배 보냈으며, 사육신 사건을 빌미로 결국 단종을 제거했습니다.
시신 수습 금지령: 단종이 사망하자, 세조는 **"단종의 시신에 손을 대는 자는 삼족을 멸하겠다"**는 엄한 금령을 내려 그 누구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. 이에 단종의 시신은 영월 **서강(西江)**의 강가에 방치되는 참혹한 상황에 놓였습니다.

2. 🌳 충절의 행동: 목숨을 건 장례

모두가 세조의 보복이 두려워 외면할 때, 영월 지역의 호장(戶長, 지방 행정 관리)이었던 엄흥도가 용기를 내어 나섰습니다.

절의를 결심: 엄흥도는 "신하된 도리로 어찌 차마 폐왕의 시신을 그대로 둘 수 있겠는가"라며, 자신의 목숨과 가문을 걸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기로 결심했습니다.
비밀 장례: 그는 밤중에 몰래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여, 현 영월 장릉(莊陵) 자리인 동을지산(동쪽 언덕)에 임시로 묘를 만들고 극비리에 안장했습니다. 이때 시신을 운구한 상여 대신, 나무 널빤지로 관을 만들고 볏짚으로 덮는 등 간소하게 장례를 치렀습니다.
진정한 충신: 엄흥도의 행위는 권력과 이익을 따지지 않고 오직 **군신 간의 의리(義理)**만을 생각한 진정한 충절의 상징으로 평가됩니다.

3. 🛡️ 이후의 삶과 재평가

엄흥도는 단종의 시신을 수습한 후, 세조의 보복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이름을 숨기고 도피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.

도피와 은둔: 그는 한동안 고향을 떠나 떠돌아다녔고, 그의 후손들 역시 훗날 화를 입을까 두려워 그의 행적을 숨기고 살았습니다.
숙종 대의 재평가: 훗날 숙종(肅宗) 대에 이르러 단종의 복권이 이루어지고 **장릉(莊陵)**으로 추존되면서, 엄흥도의 충절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.
공식적인 현창: 숙종은 엄흥도에게 호조참의의 벼슬을 추증하고 그의 후손들을 기리는 은전을 내렸습니다. 이후 영월 지역에서는 엄흥도의 충절을 기리는 **정려(旌閭)**가 세워졌습니다.

결론적으로, 엄흥도는 세조의 폭압적인 공포 정치 속에서 인간의 도리와 신하의 절의를 지킨 인물입니다. 그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단종은 강물에 버려지지 않고 오늘날의 장릉에 묻힐 수 있었으며, 이는 조선 역사에서 힘이 아닌 의리가 승리한 감동적인 일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