⏳ 장영실의 발명품: 자격루(自擊漏)의 작동 원리

⏳ 장영실의 발명품: 자격루(自擊漏)의 작동 원리

안녕하세요! [역사로로] 독자 여러분. 장영실이 발명한 **자격루(自擊漏)**는 조선 세종 시대의 뛰어난 과학 기술을 상징하는 자동 시보(時報) 장치를 갖춘 물시계입니다.

자격루의 작동 원리는 물의 흐름이라는 자연 현상을 기계 장치인 **자동 인형(파루 인형)**과 결합하여 정확한 시간을 자동으로 알리는 데 있습니다.


1. 물시계의 기본 원리: 수력(水力) 이용

자격루는 크게 물을 담는 장치시간을 알리는 자동 장치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.

  • 파수호(播水壺): 물을 담아두는 큰 물통입니다.
  • 수수호(受水壺): 파수호에서 흘러내린 물을 받아 수위(水位)가 상승하는 물통입니다.

자격루의 기본 작동은 파수호의 물이 일정한 속도로 수수호로 흘러 들어가면서 수수호의 수위를 점진적으로 상승시키는 원리를 이용합니다.


2. 자동 시보의 핵심: 구슬과 지렛대 장치

수수호의 수위 상승이 특정 시각을 알릴 때가 되면, 다음과 같은 자동 시보 장치가 작동합니다.

  1. 동(銅) 막대의 상승: 수수호 내부에 떠 있는 **잣대(부표, 浮子)**에 연결된 동(구리) 막대가 수위 상승에 따라 함께 위로 올라갑니다.
  2. 구슬의 낙하: 동 막대가 특정 높이에 도달하면, 막대 끝에 부착된 장치가 일정 수의 구슬이 담긴 **함지(통)**를 건드리게 됩니다.
  3. 지렛대(방목) 작동: 건드려진 구슬들이 굴러 떨어지면서 복잡하게 얽힌 **지렛대(방목, 方木)**를 차례로 건드려 움직이게 합니다.
  4. 인형의 시보: 마지막 지렛대가 움직이면, 시각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**나무 인형(파루 인형)**의 팔이 움직여 종, 북, 징 중 해당 시각에 맞는 악기를 자동으로 울리게 합니다.

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사람의 도움 없이 물의 힘과 기계적 연결만을 이용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**'스스로 치는 물시계'**라는 뜻의 **자격루(自擊漏)**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.


3. 자격루의 과학적 의의

자격루는 단순한 시계를 넘어 당시 조선의 뛰어난 과학 기술력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.

  • 정밀한 시간 측정: 수수호의 수위 상승에 따른 구슬의 낙하 시점을 정교하게 조절하여 하루 24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했습니다.
  • 민본 사상의 구현: 궁궐 내에서만 사용되던 시간 정보를 자동 시보를 통해 백성들에게도 알림으로써, 농업 중심 사회에서 시간을 기반으로 한 생활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습니다.

자격루는 물의 흐름을 동력으로 삼아 기계 장치를 작동시킨 자동화 기술의 결정판이었으며, 이는 세종대왕 시대 조선 과학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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